중국의 상하이는 면적으로만 보면 서울의 10배이고 인구는 2,400만 명에 달하는 거대 메트로폴리스다. 건축뿐만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이 모두 그 안에 담겨 있어서 볼 것도 많고 느낄 것도 많다. 오래됨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그곳 상하이에는 어떤 매력들이 숨겨져 있을까. 중국 비자가 있고 마음만 먹는다면 불과 2시간 만에 상하이의 푸둥 국제공항으로 날아갈 수 있다. 서울에서 대전 가는 것보다 더 가까운 곳이다.
상하이의 숨은 속살을 쏙쏙 빼서 알려주는 이 책은 상하이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나 상하이에 여러 번 다녀온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정보가 담겨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상하이 타워부터 상하이 아쿠아리움 해저 터널과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JW 메리어트 상하이 도서관과 상하이 디즈니랜드 같은 볼거리를 비롯하여 가장 유명한 작가 루쉰를 만날 수 있는 곳 상하이.
상하이는 기원전 4,000년경 ~ 200년경에 작은 어촌 마을에서 기원하였는데 당나라 때야 비로소 도시로서 불리며 무역항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주목받지 못하던 상하이가 국제무대에 이름을 내밀기 시작한 것은 바로 19세기 중반에 일어난 아편 전쟁 때로 결국 청나라는 영국에게 패해 1842년 '난징 조약'을 맺고 홍콩을 영국에 넘겨주게 된다.
변방의 도시 상하이가 지금의 모습으로 발돋움하게 된 것은 식민지 시대를 겪으면서부터다. 반식민지가 되었던 이곳의 중국인들은 서양인들의 문화를 치욕스러워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중국 혁명의 아버지인 쑨원을 비롯하여 장제스, 마오쩌둥 모두 상하이를 기반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리고 일본의 침략에 항전하기 위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역시 십수 년 동안 상하이에 둥지를 튼 적이 있다.
책으로만 접하는 것이지만 현대의 문명이 자리 잡은 상하이에는 오래된 카페나 100년이 넘도록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서민 골목이 있어서 좋다. 비교적 물가가 비싼 곳이기도 하지만 럭셔리 호텔에서 100년의 역사를 가진 히스토릭 호텔과 아트호텔, 합리적인 가격의 하이엔드 로컬 체인 호텔과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호스텔이 공존하는 곳이다.
역시 여행에서 먹방은 뺄 수가 없는데 그 사진만 봐도 입맛이 도는 느낌이다. 달콤한 상하이식 장조림이라는 홍사오러우나 보양식으로 먹는다는 옌두센, 상하이식 훈제 생선 요리인 쉰 위, 부산에 가면 먹어볼 수 있지만 상하이에서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은 털게 요리 다자시에나 민물 새우튀김인 요우바오샤는 꼭 먹어야 할 것 같은 음식이다.
여행에서 쇼핑을 빼놓을 수가 없으니 간단한 실전 중국어 회화를 보기로 하자. 사실 앱도 잘 나와 있어서 소통하는데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 같지만 찾고 다시 읽고 하는 것도 일이다. 중국 성조가 표시가 안되어 있는 아쉬움은 뒤로 해보자.
저것 좀 보여주세요 (칭 바 나서 게이 워 칸이샤)
그냥 둘러보고 있어요 (주스 칸이칸)
이건 얼마예요? (저거 둬사오 첸?)
비싸요 (타이구이러)
할인되나요? (넝자더마)
상하이의 영혼은 '스쿠먼'과 '농탕'에 있다고 한다. 1860년에서 1940년까지 지어진 다세대 주택 스쿠먼은 유럽과 중국 건축 양식의 결합이 특징이며 베이징의 주택 사이의 골목인 후통이 있듯이 상하이에는 골목을 농탕이라고 한다고 한다.
21세기판 시후 버킷 리스트들
01 쑤디 제방 : 항저우의 관리로 일했던 송나라의 시인 쑤둥포가 쌓은 제방으로 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02 취위안펑허 정원 : 연꽃 군락지로 매년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100종의 연꽃이 화사한 곳이다.
03 류랑원잉 : 남송 시대에 가장 큰 황제의 정원으로 규모가 중국스럽다.
04 레이펑 탑 : 영화로도 본 적이 있는 이야기가 있는 곳으로 천 년을 수련한 흰 뱀 백소정과 인간 허선이 사랑을 했는데 그 죄로 백소정이 갇힌 곳이 레이펑 탑이라고 한다.
......
책은 너무 정보가 많아서 여러 번 읽어야 할지도 모른다. 역사를 다루면서도 음식을 넣어놓았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이 겪었던 팁들도 섞여 있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했던가. 책으로 보면 조금의 속살을 만나는 것이겠지만 제대로 된 속살을 만나기 위해서는 행동을 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무엇이든지 해보고 경험하고 읽어보는 것이 좋다.